세계를 기억하는 각자만의 방식

호그와트, 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04-2

rozzza 2020. 9. 3. 21:58

 

 

 

 









쿠당탕탕-!!!!







“으악- 개망했다! 지각이야 지각!!!”







이게 뭔 소리냐면, 아침부터 늦잠을 자서 요란스럽게 준비하는 루완다의 목소리다. 덕분에 나는 강제로 상쾌한 월요일 아침을 맛 볼 수 있었다. 공강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루완다...시끄러워...”





내가 잠에서 덜 깬 눈을 비비며 일어나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러자 루완다는 가방에 책들을 마구잡이로 우겨넣으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 진아야! 나 지각해서..! 더 자! 빨리 나갈게”





“너....망토 거꾸로 입었다.”






루완다는 내 말에 자신의 망토를 둘러보더니 으악- 이게 뭐야! 라고 소리치며 망토를 다시 고쳐 입었다. 그러곤 다 챙긴 가방을 들고 허겁지겁 밖으로 나갔다.






“나 다녀올게 진아야!!”







“....그래, 잘 다녀와”







나는 닫히는 문을 보고 손을 흔들었고, 그녀가 나간 후 조용해진 방 에서 멍하니 있다가 시계를 보았다.




9시 10분



루완다 저 녀석..오늘 스네이프 교수님 교양 수업 아닌가..? 된통 깨지겠군, 그 교수님은 지각에 예민하시기로 유명한데-

좀 불쌍해지는 루완다를 생각하다가 기지개를 피고 이부자리에서 일어섰다. 점심까지 느즈막히 늦잠을 자려고 했으나, 일찍 일어난 것도 나쁘진 않았다. 게다가 입추가 다가와서 그런지 날씨도 맑고 창가로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걸 보고 기분이 아주 좋았다. 시작이 좋은데?





























그래, 시작은 좋았다. 아침밥을 맛있게 먹고 할 일이 없던 나는 빗자루를 챙겨들곤 산책을 나섰다. 날씨가 좋아서 하늘 높이 빗자루를 타고 날았던게 화근인걸까, 아니면 산책을 나온거부터가 잘못이였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진아야, 이것도 먹어봐. 여기서 직접 키워서 갈아넣은 유기농 케잌이라 맛있어! 머글 세계엔 이런 케잌 없을걸?!”






호기심에 숲 속에 있는 작은 정자에 와 본게 잘못인걸까? 내가 왜 김석진이랑 같이 하하호호 웃으며 케잌을 먹고 있냐 이 말이다...


나는 부담스러운 그의 행동에 눈치채지 못하게 살짝 떨어져 앉아 멋쩍게 웃으며 차를 마셨다. 옆에서 김석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짝반짝 빛냈다.


윽, 부담스러워!





“....선배는 여기 어떻게 알았어요? 저 학교 다니면서 이런 곳은 처음보는거 같아요.”







 

 

 

 


“응? 여기 내 공간이야”





그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네?”






 

 

 

 


“나 위즐리 가문이잖아, 이런 정자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학교에 건의하는거쯤이야!”






석진은 윙크를 날리며 호탕하게 웃어댔다.

아....맞다, 저 사람 위즐리 가문이였지 참;


머글세계와 마법세계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 그 건 바로 ‘권력’이였다. 김태형의 블랙가문 못지 않게 김석진네 위즐리 가문도 만만치 않은 가문이였다. 하기야, 학교에 쏟아부은 돈이 어마어마할텐데 그 집안의 장남이 해달라고 하면 뭔들 못해주겠나- 생각했다.




“아...예 좋으시겠어요”





“농담이야, 학교에 건의한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레번클로 기숙사장으로서 건의한거야. 애들이 공부하다가 지치면 여기 와서 쉬었으면 해서. 근데 슬프게 아무도 안오더라고? 덕분에 나만 좋은게 됬지만!”




“레번클로 기숙사장이셨어요? 김남준 선배가 아니구요?”











“남준이는 부기숙사장. 내가 하도 땡땡이를 치니 그 녀석이 고생을 좀 해주고 있긴 하지!”







자랑이다....이 선배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레번클로 수석이라길래 엄청 성실할 줄 알았는데, 좀 의외네.
그를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저 멀리서 점심시간을 알리는 학교 종 소리가 들렸다.










 

 

 

 


“벌써 점심시간이네, 진아는 오늘 수업 없니?”




석진은 어느새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우고 다시금 다정스런 웃음을 머금고 물었다.





“네, 오늘은 공강이거든요. 그래서 선배랑 이렇게 여유롭게 차나 마시고 있잖아요”





오늘 하루 여유롭다는 나의 말에 그는 눈을 잠시 번뜩였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싱그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잘됐다. 그러면 나랑 호그스미드 같이 가지 않을래? 사야할 물건이 있었는데, 손이 모잘라서 말이야. 도움이 필요한데, 도와주겠니? 물론 맛있는 점심도 살게”






내 손을 슬며시 잡고는 너무나 민망할 정도로 정중하게 부탁하길래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어려운 부탁도 아니니까..뭐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면 진아 마음이 바뀌기 전에 지금 당장 출발하자!”




























그렇게해서 온 호그스미드에 석진과 함께 왔다. 근데 뭔가 잔뜩 속은 것 같다. 물건을 사기는 개뿔-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나한테 이것저것 거리 음식을 맥이지를 않나, 어울리는 악세사리를 사주겠다고 우기지를 않나, 거절하느라 애를 먹었다.





“선배! 필요하다는 물건은 도대체 언제 살 건데요!!!”






내가 결국 참다가 거리에 멈춰서고 소리를 치자, 석진은 내 속을 더 뒤집는 순진무구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응? 그걸 아직도 믿었어? 진아 생각보다 귀엽네~”






당했다! 저 얌체같은 레번클로 새끼! 슬리데린보다 더 영악해!!!






내가 부들부들대자, 석진은 진정하라며 이러면 네가 부담스러워하고 안 따라올것 같아서 그랬다고, 한번만 봐달라고 그랬다.


한마디 더 하려다가 솔직히 계속 얻어먹은 것도 있고 나쁜 의도는 없었던 것 같아서 넘어가기로 했다. 내가 그냥 한숨을 쉬고 더 할 거 없으면 이제 가요- 라고 말하자 석진은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아직 한군데 더 남았는데요? 너도 아주 좋아할거야”














“뭐야, 버터맥주집이잖아요. 여긴 지희랑도 1학년때 와 본 곳인데요”





내가 별 거 없다는 듯 뚱하게 말하자, 석진이 고개를 돌려서 씩 웃고는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









 

 

 

 


“나랑은 처음이잖아.”







하여간 지 잘생긴 거 알고 저렇게 얼굴 써먹는게 분명해...!
나는 이미 들어가고 사라진 그를 대신해 문을 째려보다가 이상하게 자꾸 석진에게 말리는 기분을 느끼며 안으로 들어갔다.






벌써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그의 맞은 편에 앉았다. 이제는 그에게 절대 휘말리지 말고 이것만 마시고 가자! 라는 생각으로 입을 떼려는데, 메뉴판을 보던 석진이 나에게 어떤 맥주를 마실거냐고 물었다.







“진아야, 뭐 마실래? 1학년때 오고 이번에 처음이라고? 알콜이 조금 더 첨가된 신버터맥주가 생겼대. 요즘 인기라는데 이거 마셔볼래?”






하던 생각들은 전부 다 집어던지고 새로운 맥주가 나왔다는 말에 정신이 팔려서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석진은 그런 나를 보고 웃더니 종업원에게 무어라 말을 하며 주문을 했다. 곧이어 종업원이 우리에게 다가와 탁자 위에 맥주를 두고 사라졌고 나는 재빨리 잔을 들어 꿀꺽꿀꺽 마셔대기 시작했다. 급하게 마셔대는 나를 보고 그가 당황해했다.






“진아야..천천히 마셔! 그러다가 빨리 취한다..”




나는 오랜만에 마시는 버터맥주의 맛에 선배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아,괜찮아요. 이 정도로 취할 것 같으세요 제가?”








 

 

 

 


“응..그렇긴 한데, 그래도 이거 전보다 알콜 첨가가 더 많이 된거라...”





“네네~ 걱정 마시라구요! 한잔 더!”





순식간에 비워버린 잔을 들고 내가 외쳤다. 석진은 걱정스레 나를 쳐다봤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알게 뭐야~ 맨날 빡센 퀴디치 연습에, 빡세고 어려운 수업들 그리고 마법 실기 시험까지- 온갖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기분이였다. 나는 금새 다시 나온 시원한 버터 맥주를 또 꿀꺽꿀꺽 들이켰다.



아~ 맛 좋다!





























“야아아!!! 김서찌인~!!!!!!”









 

 

 

 


“진아야...너무 취했다, 빨리 집에 가자!”





그래, 나 취했다. 겨우 두 잔 마시고 말이다...알콜 첨가도 많이 안됀거지만, 급하게 마시다보니 술기운이 확 올라와서 어지러웠다. 석진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보였다가 두개로 바뀌고..세 개로...바뀌고...







“....얼레?석지나.......!무승 마버믈 부링고야...!!얼굴이...세..개인 괴물이 되써허~"





내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세 손가락을 피며 이리저리 휘두르는데 내 손에 맞은건지 뒤에서 누군가 단발마의 소리를 내질렀다.





 

 

 

 


“아, 뭐야- “




무쌍의 눈커풀을 가진 여리한 체구의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쳐다봤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인데, 술을 마셔서 그런가 서슴치않고 나왔다.




“뭐! 불만있냐? 빗자루 대결 함 할까~? 앙~?!”





“주제에 호그와트 학생이냐? 곱게 쳐 마시고 꺼져.”





이게...날...무시행...! 욱 하는 마음에 의자를 박차고 서자, 그 남자는 뭐냐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






“눈빛이...김태형같아...조온나..싸가지없어...! 한심하게 보는게 너어무...똑가타...! 재수업서...!”





내가 삿대질을 하고 이리저리 몸을 기우뚱거리며 이름 모를 남자를 째려보았다.





 

 

 

 


“김태형? 네가 그 자식을 어떻게 알아?”






남자는 김태형의 이름을 듣고 놀란 것도 잠시, 표정을 바꾸고 일어나 내 어깨를 콱 움켜주며 물었다. 아픔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자, 더는 지켜볼 수 없던 석진이 일어나 제지했다.








 

 

 

 


“뭐하는 짓이야, 손 떼.”





그는 나를 자신의 뒤로 보내며 상대편 남자에게 살벌한 눈빛을 쏘아댔다. 남자는 석진의 얼굴을 보더니 놀라더니 이내 비웃었다.






“뭐야, 레번클로 김석진 아니야? 여기까지 왠일이래?”








“우리 애가 실수 좀 한 거 같은데, 내가 대신 사과할테니까 그냥 가”





“너한텐 볼 일 없어, 저 여자애 보아하니 김태형을 잘 알고 있는 거 같은데-“






남자가 무어라 더 말을 하며 나에게 다가오려고 하자 석진이 상대 남자의 어깨를 붙잡고는 차갑게 말했다.





 

 

 

 


“박지민- 네가 뭐 때문에 화난지 아는데, 쟤는 아무런 관련도 없어. 그러니까 그냥 가라, 좋은 말 할 때”






박지민이라는 남자는 석진의 말에 이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쳇- 하고 뒤돌아서며 자신의 친구와 가게를 나갔다. 언뜻 본 그의 망토는 초록 뱀의 형상이 그려져있었다.

그가 나가자 한시름 덜었다는 듯이 석진이 한숨을 내쉬고 뒤를 돌아 나를 쳐다보았다. 표정이 안좋다. 윽..분명 뭐라고 하겠지, 김석진은 자신에게 피해가 가는 상대는 무척이나 싫어했으니- 술기운은 절반이 날라갔고, 나는 점차 돌아오는 정신에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숙였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사과를 해야겠지...미안하다고 입을 열려던 순간에 그가 먼저 말을 건넸다.







“진아야, 괜찮아? 어깨 안아파? 저 자식은 배려도 모르나, 무식한 슬리데린 새끼-“






석진이 지민의 욕을 중얼거리며 눈썹을 아래로 뭉그러뜨리며 걱정 서린 눈빛을 나에게 보냈다. 나는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고 고개를 올려 그를 바라보았다.





“선..배, 화 안나요..?”






내 물음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너한테 화를 왜 내. 넌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치만, 제가 취해서 이런 상황을 만들었잖아요..”




“싫다는 너 데리고 억지로 와서 이런 상황 만든건 나니까 내가 미안해야지, 너한테”






그러면서 석진은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여전히 미안한 마음에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자 그가 내 코를 살짝 검지로 건들이고 무릎을 구부려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미안하면, 다음에도 나랑 데이트 해줄래?”






또 다. 또 말려버렸어, 저 영악한 레번클로 김석진한테-










내가 아무말 없자 그는 그저 씨익 웃고는 나가자며 내 손을 잡고 이끌었다.







 

 

웃겨, 정말! 손은 왜 낯간지럽게 잡고 난리람?

맞잡은 손이 의식되어 괜스레 툴툴거리며 고개를 돌리고 다른 곳을 보았다. 그런 나를 보며 석진이 시덥잖은 농담을 던졌다.
















 

 

 

 


“빗자루 타고 갈 때 속 안좋다고 공중에서 토하면 안됀다?”






“아 토는 안하거든요?!!”







나는 그의 말에 발끈하며 소리지르고 뒤를 따랐다.
아직 채 빠지지 않은 술기운 때문에 엉망진창인 마음을 감추며-




















<오늘의 TMI>
석진이는 오늘 오후 수업을 전부 띵까먹고(?) 진아와 데이트를 즐겼다.
덕분에 남준이는 방과후 레번클로 기숙사장 회의에 대신 나가야만 했다.
신상 버터맥주의 알콜 함량은 2%..
석진은 진아의 술주정을 꽤 귀여워했다.
둘은 호그스미드에 올 때 진아의 빗자루를 타고 왔다.
진아는 다행히 토는 안했다.




















새로운 인물 지민이 등장! 지민이는 과연 태형이와 무슨 사이인걸까요..? 떡밥 투척!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언제나 절 설레게 만듭니당 ㅎㅎ
오늘 진아가 드디어 석진이에게 조금 마음을 열었네요! 맨날 피해다니기만 했는데...아이고 석진아 너가 고생이 많다ㅠㅠㅠㅠㅠ더 노력해야 진아의 마음을 얻을거야... 오늘 노래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예요..노래 제목도 석진이랑 너무 잘어울리지 않나요??아니라면 ㅈㅅㅈ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오늘은 유달리 대화체가 많았는데, 대화가 많을 때 움짤은 가급적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만 쓰려구요! 사진 셀렉이 힘들어서 그런건 전혀...아닙니다요...아닐...걸요...?ㅎㅎ 석진이 사진 많으신 분 저에게 기부 좀 해주세용~ 짤 구하는게 어렵네요ㅠㅠ 특히나 석진이는 냉한 표정 구하는게 조금 어렵드라구용..(제 기준임)
미리 쟁여둔 글들 오늘 잔뜩 업뎃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