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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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갑자기 2다목적 창고 2019. 12. 26. 02:46
의문의 남자가 가로등 아래에서 나와 우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이에 전남자친구가 주춤거리며 그에게 삿대질을 했다가 고개를 돌리고 나에게 질문했다. "ㅁ..뭐야 너..! 정진아 이 새끼 누구야? 새 애인이냐?" 갑작스러운 정체 모를 남자의 등장에 당황한건 그 뿐이 아니였다. 나 역시도 그를 모르기에 침묵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말이 없자, 전남친은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이번엔 나를 향해 삿대질하며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고함쳤다. "그래- 말 없는거 보니 맞구만? 허- 진짜 불쌍해서 만나줬더니 고새 딴 남자를 만나? 이게 진짜 죽을라고-!" 내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자, 본인의 생각이 맞다 판단한건지 전남친은 나를 향해 손을 높이 쳐 올렸다. 이젠 하다하다 손찌검까지 하는건가-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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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갑자기 1다목적 창고 2019. 12. 26. 00:14
늦은 저녁 9시, 낮잠을 길게 청하다가 깨어나보니 집에 마땅히 먹을만한 간식거리가 없어 편의점을 나온게 화근이였나보다. 귀에 꽂히는 명랑한 종소리와 너도 나도 제가 가장 밝다며 서로 다퉈내는 요란한 트리의 전구 불빛들. 가족들 혹은 연인,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차가운 겨울 바람에 뒤섞여 내 마음을 난잡하게 만든다. 괜스레 이상해지는 기분에 발걸음을 재촉하며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다다르자, 누군가 신발 코를 바닥에 꾹꾹 찍어대며 서있다. 일주일 전에 나를 매몰차게 차버린 전남자친구다.내가 그를 무시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나를 발견한 그가 내 팔목을 잡아채곤 말한다. "진아야 시간 좀 내줘. 할말 있어서 왔어" 매정하게 날 차버릴땐 언제고 이제와서 불쌍한 강아지의 눈망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