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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시작은 천지가 개벽한 태초(太初)의 혼돈에서부터 시작된다. 혼돈 속에서 창세(創世)의 여신 사티브레가 피어났으며, 곧 세상 만물의 어머니가 되었다. 여신은 모든 만물을 사랑했으나, 그 중에서도 최초의 이성(理性)적 존재인 우레스를 가장 사랑했다. 이들은 12명의 틴타, 하늘의 능력을 가진 키를롭스 3형제와 이능을 타고난 헤카이톤스 3형제를 낳아 세상의 모습을 만들어나갔다. 키를롭스 형제는 각각 번개를 다루는 스페로테스, 천둥을 다루는 브론테스, 벼락을 다루는 아르게스가 있었으며, 헤카이톤스 형제는 바람을 다루는 코토스, 남다른 예언 능력을 가진 기에스, 막강한 힘을 가진 가이온이 있었다. 우레스는 신비한 능력을 가졌지만, 흉측한 외모가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6명의 형제들을 사티브레의 가장 깊숙한 지하세계 타르타로스에 가두었다. 자식들을 몸 속에 가두어야 하는 고통에 시달린 사티브레가 분개하여 12명의 틴타 신족들 중 가장 힘이 강한 막내 사투르누스를 시켜 우레스의 생명의 근원을 잘라내었다. 분노한 우레스는 사투르누스에게 저주를 내렸지만 끝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 후, 사투르누스는 우레스의 뒤를 이어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관장하는 주신이 되어 권세를 누렸으나, 형제들을 타르타로스에서 꺼내주지 않았다. 《진리의 여신, 사티브레 창세기 발췌본 중》 비가 칼처럼 쏟아지는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딱히 슬픈진 않았다."저년 저거 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눈 하나 꿈쩍 안하는 것 좀 봐" 어짜피 이 집안에서 나는 개새끼만도 못한 존재이니- 엄마라고 부르기도 싫은 여자의 말에 할아버지에게 조문하러 온 사람들이 나를 흘깃대며 수군거렸다. "쟤가 그 애야? 내 놓은 자식-""아들만 싸고 도니까 딸은 찬밥 신세지. 불쌍하게 됐어, 쯧-"원하지도 않는 동정과 무시를 섞어가며 나를 도마 위에서 사정없이 난도질해대는 탓에 숨이 막혔다. 지금 나가면 이따 한소리 듣겠지만, 이 자리에서 저딴 소리를 듣고 있기가 몹시도 싫었다. 아무도 없는 계단을 쭉 따라 내려와 장례식장 건물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비가 세차게 내린다. 주머니를 뒤적여 얼마 남지 않은 담배를 꺼내 물고는 라이터를 켰다.비가 와서 그런건지 불이 잘 붙지 않았다. "하...씨"라이터를 탈탈 털고 있는데, 정체 모를 하얀 손이 라이터를 갖다대며 불을 붙혀 주었다.
"아...감사합니다."당황도 잠시, 꼬나문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워 빼내며 손의 주인을 쳐다보았다.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계속 응시했다. '왜 자꾸 꼬나보는거야....'허연 얼굴과 텅 빈 눈빛, 새까만 옷차림이 어쩐지 이 세상 사람 같지가 않았다. 때 마침 비도 내리는 밤이고, 사람 하나 없는 장례식장 입구.뭔가 나와도 전혀 이상할 것 하나 없는 분위기다. 등골이 섬찟해지는 감각을 느끼곤, 얼마 피우지 못한 담배를 튕겨 바닥에 즈려 밟아 끄고는 재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뒤를 돌아 확인했을 때도 그는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예상했던대로 여자는 외출하고 온 나를 핀잔했고 아버지라는 사람도 말은 없었지만 한심하다는 의미를 가득 담은 눈초리를 연신 따갑게 보냈다. "야, 쓰레기. 너가 농땡이 쳐 부리고 오느라 잡일 내가 다 했다, 어?""...........미안""정신 좀 차리자? 이딴 일 내가 해야 되겠냐고-""아들! 이리 와, 그 불길한 년 신경 쓰지 말고 밥 먹자"내 머리를 검지 손가락으로 툭툭 쳐대던 놈이 여자의 부름에 위 아래로 날 아니꼽게 훑고 지나갔다. 나를 신경 쓰지 않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한바탕 술판을 벌이며 난장판을 만들어 둔 조문객들의 뒷처리를 정신 없이 하고 있을 무렵이였다. 입구에서 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유덕길씨 조문하러 왔습니다."밥을 먹고 있던 아버지가 들고 있던 수저를 팽겨치고 한달음에 그의 앞에 서서 맞이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귀하신 분들이 와주셨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다들-"보나마나 생전 할아버지 기업을 도와주던 중요한 사람이겠거니-싶어 나와는 상관 없다는 태도로 하던 일을 마저 하고 있었다.
" 너무 늦은 시간에 온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어머, 늦기는요! 와 주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호호!!"역겹게도 가식을 떨어대는 가족들을 보고 있자니 조소가 터져나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여기가 저희 아버지와 저를 이어 가업을 이어 받을 장남입니다. 인사해라, 정후야. 네 할아버지의 은인분들이시다. 앞으로 너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실게다.""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유정후라고 합니다.""네. 반갑습니다. 아드님 인물이 아버지를 닮아 훤칠하시네요-""하하하!!!과찬이십니다!!!""그런데, 저 뒤에 일하고 있는 분은 따님이신가요?""아...예..뭐.."안봐도 가족들의 찌푸려진 인상이 훤하다. 속으로 욕하고 있을 무렵, 아버지의 마른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크흠..큼!!"어딘가 불편해보이는 기침 소리에 뒤를 돌자, 잔뜩 나를 째려보던 여자가 손님들이 볼 새라 표정을 빠르게 갈무리하곤 사르르 웃어보이며 말했다. "체리야, 할아버지 손님들이셔~ 어서와서 인 사 해야지?"가면 덩어리들-이라고 속으로 씹어대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그들 앞에 섰다. 검은 정장을 떼거지로 입고 와서 순간 깡패들이 할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줄 알았다. 다시 보니 여느 기업 자제들 같기도 하고..가장 맨 앞에 서 있던 남자가 웃으며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유체리씨 맞죠?"내 이름을 어떻게 알지-싶다가도 방금 전 여자가 부르던 걸 듣고 알게 된거라고 가볍게 생각하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네, 유체리라고 합니다."이틀 내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조문객 맞이에 이것 저것 장례식장 뒷처리를 전부 떠 맡아 하다 보니 피로가 쌓여있었다. 이들이 빨리 인사만 끝나고 가주길 바라는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했다.
"김남준이라고 합니다. 유덕길씨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자주 봬었으면...싶네요."남자는 맞잡은 손에 힘을 주고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내가 그제야 남자의 눈을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자는 내 시선에 다시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아버지는 그와 내가 잠시라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달갑지 않았는지 곧장 할아버지에게 인사 드릴 것을 권유했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서자, 뒤에 있던 남자들도 줄줄이 들어와 내부는 금새 꽉 찼다. 그들 사이에는 아까 담배에 불 대준 남자도 껴 있었다.
".........."'뭐야, 사람이였네..'혼자 쓸데 없는 상상을 하고 오해한 것에 괜히 머쓱해져 자리를 피해 하던 일을 마저 했다. 간단히 할아버지에게 인사만 올리고 간 그들 덕분에 나는 일이 끝난 후 조금이라도 더 눈을 붙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장례가 끝나고 그들의 존재는 완전히 까먹고 있을 무렵이였다. 생전 서재에는 유정후를 제외하고는 발도 들이지 못하게 한 아버지가 처음으로 날 불렀다. 처음 들어와보는 공간에 약간의 호기심이 생겨 이곳 저곳을 흘금대며 둘러보던 찰나, 유정후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내가 이 공간에 들어온 것이 몹시 불쾌해보였다. 유정후의 옆에 서자 아버지가 그제야 날 부른 목적이 무엇인지 말했다. "베리타스 기업에서 초대장을 보냈다. 네 것도-"'베리타스?'내가 영문 모를 표정을 짓자,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우지 않고 말했다. "지난 번 네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본 그 분들 말이다."'개가 바닥 핥아댈 듯이 설설 기길래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가 했는데, 베리타스 기업 사람들이였어?'할아버지가 생각보다 대단한 인맥을 가지고 있었단 사실에 놀라기도 잠시, 유정후가 옆에서 소리쳤다."아버지!! 말도 안돼요, 이딴 년이랑 같이 기업 파티를 가라고요?""말 조심하거라, 엄연히 베리타스 기업에서 선택한 일이니 달갑지 않아도 따르는 수 밖에 없어."유정후는 내가 파티에 간다는 것이 못내 맘에 안들었는지, 몸을 잘게 떨며 부들댔지만 아버지의 다그침에 나에게 뭐라 할 수 없어 흘겨보기만 했다."잘 알아 들었으면 다들 이만 나가보거라"기업 파티건 뭐건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것은 질색인데 피곤한 일이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하며 방으로 향했다. 처음 와 보는 파티장은 생각보다 더 지루했다. 유정후는 당연히 날 챙겨줄 리 만무했으니, 이 파티장에서 나는 철저히 혼자였다. 집도 지옥이지만, 불편한 옷을 껴 입고 재미도 없는 공간에서 멍청하게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지금이 더 싫었다. 유정후도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했으니 슬슬 집에 갈 까 고민을 했다. 1시간이면 대충 시간은 때운 것 같고, 이 정도면 집에서도 뭐라고 하진 않겠지- 싶어 의자에 붙힌 엉덩이를 떼고 파티장을 벗어나고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체리씨"낯선 남자가 나에게 아는 척을 해왔다. 누군지 몰라서 눈동자만 굴리며 가만히 서 있자, 남자가 살풋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기억 안나세요? 아 이 잘난 얼굴을 잊을 수가 없으실텐데~"남자의 말이 사실이긴 했다. 준수함을 넘어서 우수한 수준의 외모였긴 했으나, 그걸 본인 입으로 당당히 말하는 자신감이 어이가 없었다."허..."남자는 이런 일이 자주 있었는지 멋쩍어하지도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본인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제 얼굴이 취향은 아니신건가? 흠...무튼,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지난 번 유덕길씨 장례식장에서 뵀었죠?"하도 우르르 몰려와 얼굴을 제대로 다 못봤는데, 그 무리 중 하나였나보다. 나는 대충 대답하며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자리를 뜨려고 하자, 그가 황급히 나를 붙잡으며 말한다. "체리씨! 저희 베리타스 기업에서 체리씨를 초대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세요?"낯선 장소에서 기가 다 빨린 나는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래서 그의 질문에 한숨과 함께 불퉁한 목소리가 나갔다. "하...예, 안궁금합니다. 그럼 이만-"그에게 등을 돌렸을 때 뒤에서 한숨 소리가 들렸다."아...이게 아닌데"무슨 수작질인지는 모르겠다만, 다 내놓은 자식이라는 거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텐데 이리 아는 체하는 것이 여간 수상한게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아 답답해서 못 봐주겠네, 진짜-""어? 야 정국아-!"다른 생각에 잠겨 있을 무렵, 낯선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지는 것과 함께 숨이 막혀왔다. 발버둥 쳤지만 이내 숨이 막혀와 몸에 힘이 빠지고 눈이 감겼다.그게 내 마지막 기억이였다.눈을 뜨자 보인 것은 내 방 침대가 아닌 낯선 천장이였다. 화들짝 놀라 상체를 벌떡 일으키니 보이는 남자들, 자세히 보니 그때 그 장례식장에서 본 사람들이였다. 이불을 품 안에 그러쥐고는 경계 태세를 갖추며 그들에게 물었다. "뭐예요? 지금 이 상황-"
"체리씨, 일단 놀라지 마시고요- 저희가 할 말이 있어서....""뭔데 사람을 납치해요?! 당장 여기서 내보내줘요! 안그러면 신고할거예요"불안한 마음에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벽에 기대있던 남자가 나에게 성큼 다가와서는 내 입을 막은 채 말한다.
"입 좀 닥쳐. 확인 끝나면 얌전히 집 보내줄테니까-"당장 놓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두려움에 잠식된 건지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남자를 잔뜩 째려보는 것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는게 전부였다. 남자는 잔뜩 비웃으며 거칠게 막았던 손을 풀어내며 제자리로 돌아가며 읊조렸다.
"하, 저딴게 유피테르일리가 없지-""전정국. 예의 갖춰서 행동해. 대신 사과 드릴게요, 체리씨. 저 지난번에 뵀었죠? 김남준이라고 하는데 기억하실려나.."이전에 장례식에서 그 검은 무리의 선두에 있던 남자가 미안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을 건냈다. 내 입을 틀어 막으며 협박한 정국이라는 사람에게 쥐어 잡힌 어깨가 욱씬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이딴식으로 사람을 납치해 오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세요? 베리타스는 이런 범법행위는 아무렇지도 않은가보죠?""죄송해요, 석진이 형이 안전하게 모셔올 줄 알았는데 정국이가 나서는 바람에 오해를 사게 됐네요-""됐고, 지민이 형- 얘 진짜 맞아?"나와 더 이상 얼굴을 마주 하고 싶지 않은지 정국이란 사람은 남준의 말을 끊으면서 창백한 얼굴의 남자에게 질문했다. '어라..저 남자 그때 그 라이터네- 이름이 지민?'창백한 얼굴의 지민이라는 남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는 움찔했으나, 시선은 피하지 않았다. 그는 그때처럼 텅 빈 눈빛으로 날 보다가 이내 우뚝 멈춰서더니 휙- 뒤 돌아 제 자리로 돌아갔다.
"맞아, 유피테르"지민의 말에 정국은 이내 얼굴을 잔뜩 구기며 소리쳤다. "말도 안돼! 유피테르가 어떻게 여자일 수가 있어?!""어머니가 태초를 만드셨는데, 유피테르가 여자로 환생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나"정국의 말에 반박한 목소리의 주인을 따라가자 보인 것은 석진이였다. 그는 언제부터 나를 응시하고 있었던 것인지 눈이 마주치자 아까 전 복도에서처럼 살풋 웃어보이곤, 정국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수천년을 기다렸는데, 고작 그딴 이유로 그렇게 굴거면 넌 빠져, 전정국"정국은 쳇- 하면서 고개를 돌려버렸고, 그런 정국을 보던 한 남자가 말했다.
"혹시 사티브레 신화를 알고 있나요?"저들끼리 알 수 없는 말을 주고 받고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는 지금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어쩐지 대답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네...뭐, 조금은요- 기본 역사잖아요."남자는 내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웃으며 말했다.
"이야기가 한결 수월해지겠군요. 저희 소개를 다시 한번 하겠습니다. 저희는 사티브레의 신족(神族)입니다."'이 사람들 알고 보면 신종 사이비 뭐, 그런거 아닐까?'"네?"하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 치며 반문하자, 남자가 이야기를 잇는다. "사티브레 창세기 역사는 알고 계시겠죠. 사투르누스가 6형제 신족(神族)들과 유피테르에 의해 지하세계에 갇힌 것을요. 사투르누스가 다시 깨어났습니다. 유피테르의 재탄생과 함께 말이죠.""그래서요?"슬슬 짜증이 나려 했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베리타스 기업의 파티에 억지로 끌려온 건데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깨어난 사투르누스는 저희의 힘으로는 다시 봉인하기 어려워요. 유피테르의 힘이 절실합니다.""지금 당신들 논리로는 내가 지금 그 유피테르인지 뭔지 하는거다, 이거네요?"내 말이 맞는지 다들 침묵을 지켰다. 표정들이 진지해서 뭐라 할 수도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말이 돼요? 애들도 안 믿을 장난을 지금 저더러 믿으라는건가요?"더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듣고 앉아 있을 가치를 느끼지 못한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자, 줄곧 침묵만 지켜오던 수려한 외모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믿고 싶지 않아도 믿어야 할거야. 그게 너 그리고 우리의 정해진 순리니까-""저기요, 저는 지금 제 인생 안그래도 엿같거든요? 여기서 더 꼬이고 싶지 않으니까 그딴 정의 구현은 니들끼리 알아서 하세요-"내가 거절하고 출입문으로 나가려하자, 남준이라는 자가 말을 꺼냈다.
"최근 10년 전부터 꾸준히 발생하던 원인 모를 각종 아이들 유괴 납치 사건들-"눈썹이 꿈틀거렸다. "사투르누스의 짓입니다. 전부 다-"불현듯 밀려드는 불쾌한 기억을 깊숙이 밀어 넣고 그를 응시했다.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 뿐이예요."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인해 아슬하던 기분이 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다시 보는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체리가 나간 후, 잠시 정적에 휩싸인 공간 속에서 그 누구도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성질 급한 정국이 제 머리를 마구 헝크리며 말했다.
"형들, 쟤 저대로 놔둬도 되는거야?"그러자 내내 조용하던 지민이 다시 입을 연다.
"우리가 필요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거야. 반드시-"정국이 뭔 헛소리냐고 지민에게 궁시렁댔지만, 지민은 개의치 않고 텅 빈 눈빛으로 체리가 나간 곳만 빤히 응시할 뿐이였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내노라는 87은 내놓지 않고, 야심차게 새작으로 돌아온 작가입니다.ㅋㅋ 이 소재는 풀 떡밥이 진짜 어마어마한데, 끈기 부족한 제가 앞으로 이 작품을 잘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87부터 끝내고 차근차근 이어나가면 되겠지요..?ㅎㅎ새로운 작품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글이예요. 나름 사전 조사도 많이 하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니 이 친구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랄게요! 오늘은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장면이 있어서 내용 전개가 길어졌습니다. 다음에는 어림도 없어요 ㅋㅋ이 작품의 제목은 제가 임시로 지어봤는데, 더 어울리는 제목이 생각나시면 댓글로 추천 부탁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87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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