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상점 04

 

 

 

 

 

 

 

 🎵Mario, JJD
(꼭 들어주세요!)

 

 

 

 

 

 

 

 

 

 

 

 

 

 

 

 

 

 

식탁 위에는 정체 모를 물이 잔뜩 끼얹어져 있어 반찬이나 밥이라 할 것 없이 모든 것들이 난장판이였으며,

성찬은 티슈 한장을 뽑아 얼굴에서 타고 흘러내리는 물을 닦아내었다.

 

 

 

 

 

 

 

 

 

 

 

 

 

"누나...저  진짜 괜찮아요...어서 일어나세요...."

 

 

 

괜찮다고 말하는 성찬이지만,  표정은 전혀 그래보이지 않았다.

나는 더더욱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성찬아 내가 미쳤나봐....감히 네 용안에 .....'

 

 

 

바닥에 무릎을 꿇고 성찬에게 석고대죄를 하고 있었다.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듦과 동시에,  만약 상대가 성찬이 아니라 찬이였다면 어땠을까..생각했다.

 

 

 

 

 

 

 

 

 

 

 

 

 

 

 

 

 

 

 

 

"혹시 미쳤어요?"

 

 

 

잠시 상상을 하는데 등골에 소름이 끼치는 기분에 그만두었다. 다른 의미로 이 꿈에서 영영 깨지 못할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는 왜 현실이나 꿈에서나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지 한탄하며, 아까 전의 일을 회상했다.

 

 

 

 

 

 

 

 

 

 

 

 

 

 

 

 

 

 

 

 

 

 

 

 

 

 

 

 

 

 

 

 

 

 

 

 

 

 

 

 

 

 

 

 

 

 

 

그러니까..한 15분 전이였을 것이다. 찬이가 그렇게 살벌한 표정으로 방에 들어가고 내가 눈치밥을 먹고 있을 무렵.

성찬은 그런 내 상황을 눈치채고 말을 걸며 최대한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그러다가 이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 참, 그때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여쭤보지 못했는데, 왜 베가토 지역에서 멍 하니 서 계신거예요?

거긴 위험 지역이예요."

 

 

 

"위험 지역이라고요?"

 

 

 

 

 

 

 

 

 

 

 

 

 

 

"네,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예요. 그래서 저희 에토 지역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잘 안가는 곳인데..

그곳에 그런...차림으로 계셔서 놀랐어요."

 

 

 

 

'그런 차림이라면 아마 내 잠옷을 말하는 거겠지....내 잠옷을 슬쩍 보고 말끝을 흐리며 시선을 돌리는 거 다 봤어, 정성찬...

그래 ,맨발에 잠옷 차림이면 뭐 어지간히 미친년 같았겠지.
나같아도 그랬을거야. 인정!'

 

 

 

뭐 아무튼 위험 지역이라니,  그가 아니였으면 난 꿈에서도 끔살을 당할게 분명했다.

 

 

 

 

 

 

 

 

 

"위험 지역인 것도 모르고 계신걸 보면, 역시 이곳 사람이 아니신거네요."

 

 

 

 

 

조금은 날카로운, 아니 어쩌면 대답을 요구하는 듯한 어투였다. 꽤나 예리한 질문을 하니 속으로 뜨끔거렸다.

어쩐지 그의 표정과 눈빛이 아까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찰나였지만 분명했다.

그렇다고 이건 내 꿈 속이고 난 자각몽을 꾼다고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땀을 삐질삐질 흘려대며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나 생각하는데,

그가 표정을 바꾸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 먼 나라에서 오신건가요? 가끔 먼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거든요."

 

 

 

 

"아..네!! 맞아요! 그거예요. 그거!"

 

 

 

 

 

 

그는 내가 먼 나라에서 왔다고 생각한건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무마한 상황에 속으로 안도를 했다.

 

 

 

 

 

 

 

 

 

 

 

 

"그럼 이곳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겠네요."

 

 

 

 

"어...네, 뭐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하자, 성찬은 자신의 나라에 대해 알려주겠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곳이 아더들의 꿈을 다루는 나라라는 건 알고 계시죠?"

 

 

 

 

 

푸-읍!

 

 

 

 

'ㅁ..뭐? 아더? '

 

 

'아더는 지희님이 살고 계신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랍니다!'

 

소희의 말이 떠올랐다.

 

 

 

 

'그럼 이게 꿈이 아니라, 꿈 속 세계?!

소원을 들어준다면서, 현실에서 이루어준다더니, 순 개뻥이잖아! 완전 속았어!'

 

 

 

어디선가 소희가 헤헤- 하고 자랑스럽게 웃고 있을 생각을 하니 속아서 분한 기분이 들기도 잠시

성찬이 나를 부르는 소리에 그를 바라보자,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X댔다. 

 

 

 

 

 

 

 

 

 

 

 

 

 

 

 

 

 

 

 

 

 

 

 

 

 

 

 

 

 

 

 

 

 

 

 

 

 

 

 

 

 

아까 전 상황에 대한 회상을 마치자, 제 얼굴의 물기를 다 닦아낸 성찬은 일어나서 내 팔을 잡고 일으켜 다시 의자에 앉혔다.

 

 

 

 

 

 

 

 

 

 

"저 진짜 괜찮아요, 누나. 놀라셨으면 그럴 수도 있죠..정말 먼 나라에서 오셨나보네요...

꽤 유명한 곳인데.."

 

 

 

 

사실 난 꿈을 꾸다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어떤 사기꾼 새끼한테 속아서 이 세계로 넘어왔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어서,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그러자 성찬은 처음부터 다시 차근히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곳은 크게 세가지 지역으로 나뉘어요. 아까 말씀드렸다싶이 베가토 지역은 범죄율이 높은 지역이예요. 그런데 상점이나 번화가가 그 쪽에 몰려있기 때문에 생필품을 살 때와 같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잘 가지 않아요. 그러니까 웬만해서는 절대 그 지역에 혼자 가지 마세요. "

 

 

 

 

 

 

 

꽤나 진지한 표정으로 베가토에 대한 주의를 주는 성찬에 괜스레 긴장이 되어 표정이 살짝 굳어지자, 그가 표정을 풀고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저나 찬이랑 함께 가면 위험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지희씨는 그 지역에 저희랑 같이 생필품을 사러 가는 일 빼면 아마 특별한 볼 일이 없을거예요."

 

 

 

 

 

 

"네...그럼 다행이네요.."

 

 

 

 

 

 

 

 

 

 

 

 

 

"두번째로는 바로 이곳 에토예요. 여기는 디아더와 페르소나가 함께 거주하는 공간이죠.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으니까, 안전하게 지내실 수 있어요."

 

 

 

 

 

 

"그럼 마지막 지역은요?"

 

 

 

 

 

 

 

 

 

 

 

 

"라스푸아라는 지역인데, 아마...갈 일은 전혀 없을 거예요. "

 

 

 

 

 

 

 

"어째서요?"

 

 

 

 

 

 

 

 

 

 

 

 

 

"지희씨는 아더가 아니라 이 세계의 디아더니까요.

라스푸아는 페르소나와 아더들만 출입이 가능한 지역이예요.

오직 아더들을 위해서 만든 지역이거든요. 디아더와 혼동이 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발생해서 만들어졌어요."

 

 

 

 

'진짜 소희 말이 맞았어... 그런데 지역에 대한 설명은 처음 들어봐. 진짜로 꿈의 세계가 존재하는 건가봐.

현실의 정성찬과 이찬영을 닮은 두 사람이 이 곳에 존재한다면, 나도 이곳 어딘가에 존재하는건가? '

 

 

 

 

 

혼란스러운 마음에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짓자, 그 지역에는 아예 갈 수 없는게 아쉬운 것으로 보였는지 성찬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그래도 꿈의 상점이 있는 시계탑 건물까지는 디아더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어요.

봄에 벚꽃이 피는데 정말 예쁘거든요. 나중에 시간나면 같이 가볼래요?"

 

 

 

 

 

소희에게 속아서 이 세계로 넘어온 것이 충격이긴 했지만, 별 다른 수가 없었다.

어쨌든 난 이 세계로 이미 넘어온 사람이고, 앞으로 이곳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다. 

 

 

 

 

 

고개를 들고 그와 눈을 마주하며 살풋 웃었다. 

 

 

 

 

 

"네, 좋아요."

 

 

 

 

 

 

 

 

온통 말도 안돼는 것들 투성인 세계라 불안했지만,

그래도 눈을 뜬 순간부터 위험에서 구해주고

저를 챙겨주는 성찬이 있으니 다행이지 않을까.